워낙 어릴 때부터 시작해 덕질한 세월이 길다보니 남들 판다는 건 대충 한 번씩은 다 파본 듯.

애니와 만화에서 시작해서 성덕까지

드라마로 시작해서 배우와 아이돌, 개그맨이나 연예 프로그램까지 (ㅡㅡ;;) (다운타운 좋아한 적도 있는데, 마츠모토 히토시 요새 보면 극혐임. 그런 사람인 줄 몰랐음)

당근 쟈니스 팠고, 좋아하는 아이돌 있고 지금도 좋아함. 앨범은 요새 내가 수입이 확 줄어서 안 산지 꽤 됐지만 수입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사려고 하긴 했었음.

 

이런 거 전부 안 한 지 좀 됐다. 드라마는 예저녁에 식었고 (일드 재미없음), 애니는 그 전에 (시시한 듯) 아예 안 보기 시작했고, 성우는 아직도 마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애니 자체를 안 보니깐 그냥 마음에만 사는 걸로.

 

커뮤니티도 너무 피곤해서 탈퇴한 지 오래고 (무슨 말을 못 하게 함. 하도 단체로 와서 쪼아대고 저격하고...)

 

어쨌건 내가 덕질을 하면서 일본에 돈을 갖다 바친 건 아이돌 앨범이 역대급으로 많다. 직구는 안 하고 배송대행을 했으니 하여간 그랬음.

그리고 일본 원서와 만화책이 있다.

앨범은... 내가 아무리 그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해도 안 사고 너무 오래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 살 자신이 있고 일본 원서는 (내가 일본어 그렇게 막 능통하게 읽는 건 아니지만) 좋은 책은 살 생각이라서 불매운동과는 별개로 갈건데, 문제는 만화책이야.

뭐 만화도.... 그렇게 사댄건 아니고 하이큐를 샀지. 국내 정발본으로. 이유가 있어서. 그리고 하이큐.. 앞으로 살 게 남아있지. 국내 정발본과 일본 원서로... 솔직히 아주 솔직히.. 그거 나온 뒤에 불매운동을 시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그럼 아주 깔끔하게 하이큐 따위 안 사줄 수 있지만... 

 

그런데 문제는 그런 단순한 금전적 지출이 아니라 인지부조화 같은 문제라는 거지.

원래 문화적 침략이 가장 무섭다고 하잖아. 일본 물건... 내가 뭘 쓰고 있나 살펴봤는데, 그다지 없어. 돈 없는 내가 차를 사겠어 뭘 사겠어.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유니클로? 사실 내가 돈은 없지만 그 옷을 왜 사입는지는 이해 불가. 무인양품 같은 것도 왜 사는 지 이해 불가. 그래서 뭐 딱히 불매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것 중 비싼 건 능력이 안 되서 못 사고 싼 건 싸서 애초에 관심 밖이었고 (돈은 없지만 싸구려는 안 쓰는 웃긴 자존심), 내가 어쩔 수 없는 분야는 내가 손 댈게 아니니 그건 뭐 알아서들 할 것이고.

음식이야 나는 애초부터 반전반핵에, 전공도 이공계열이라 방사능이 얼마나 무서운 지 알고 있어서 조심했기 때문에 대체로 해당없고 (속여 파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 이과계열 교수들이 나와서 방사능 괜찮다고 하는 거 전부 헛소리임. 대학원까지도 안 가고 학부 전공서적만 들여다봐도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음. 그 교수나 박사들 전부 더 잘 살아보겠다고 자기 양심을 파는 행위임 (이런 사람들은 학자도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에 학자의 양심 운운할 것도 없다))

 

아.. 그런데 얼마 전에 하나 생기긴 했다. 아식스 운동화. 달리기를 시작해서... 신어보니 발이 편하두만. 그렇지만 뭐 얼마 전에 산 건 어쩔 수 없고, 다음에 살 때는 다른 걸로 사면 되지. 아식스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만나자 이별이네. 

 

아 그게 아니라... 하여간 그래서 하이큐 때문에 인지부조화가 온다고.

덕후는.... 매국의 끝에 있는 걸까? 이거 문화라고 해도 좋은 걸까? 그렇지만 문화적 침략이 가장 저변에 깔린 무서운 거잖아. 그렇지만 책이나 이런 건 사실 난 예외라고 생각하거든. 일본 작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도 있고. (오에 겐자부로 등등 전후작가들 글은 읽으면 그 사상적 깊이에 머리가 숙여진다. 얼마전에 골머리 싸매고 본 오에겐자부로의 말... 그거 읽으면서 글쓰는 것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해봤고.)

 

그리고 이 장황한 글을 쓰게 된 건.. 내가 2차창작을 하기 때문에 뭔가 나 스스로 입장을 정립해야 할 것 같아서 좀 글로 이것저것 써보려고.. 생각이 어디로 가게 되나.

 

하이큐 2차 창작을 한다. 취미생활로. 내가 하는 모든 덕질은 자연스럽게 전부 정리가 되고 지금 오로지 이것만 하고 있는데, 원래도 글 끄적대고 망상하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2차창작이라는 걸 올초에 처음 접해보고 신세계를 영접한 기분이었지. 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이 열린 느낌. 신세계, 광명.. 뭐 그런 종교적인 말까지 다 붙이고 싶을 정도의 환희, 하여간 미칠듯이 좋았음. 그래서 망상을 글로 써보다 보니 이게 매우 재미가 있더라고. 내가 쓴 거 읽어보면 또 그 망상의 세계로 빠질 수 있어서 좋고. 공개로 올려봤는데 한 50명 정도 읽는 모양... 그 중 한 두명은 좋아도 하는 모양이라서 아.. 나 혼자만의 망상일 줄 알았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니 그게 또 묘한 흥분(ㅡㅡ;;). 그럴 때 딱 걸린 만화가 하이큐였고 그래서 하이큐로 2차 창작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를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하이큐 만화책을 사야겠더라. 그래서 샀지. 출간된 거 전권 다. 만화책 읽다보니 좋아하는 애들이 생기네. 그래서 넨도도 샀다 (미친....덕후 어디 안 간다)

 

일본이 역사를 빌미로 경제 도발을 하며 무슨 2차 대전 나치모양 올림픽 홍보에... 매국신문 중앙은 괴벨스까지 들먹이고 있두만. 뭐 어울린다고는 생각했다. 이런 거 독일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긴 해. 독일이 그랬다던가? 그냥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그걸 못해서 저짓거리를 하고 있는 나라인데, 이제는 독일에다가 소녀상 철거하라고 했다고? 독일이 어떻게 나올까? 심히 궁금하다. 일본은 나치를 동경하니깐. 독일을 자기와 동급이라고 여기는 걸까? 독일을 영혼의 단짝 쯤으로 생각하는 모양. 독일은 그거 좋아할까, 아니면 기분나빠할까? 자꾸만 일본이 독일을 나치 시절 독일로 되돌리려 하려는 거. 어떻게 받아들일까? 독일이 인정한 역사적 사실도 거부하라고 하는 거지. 너네 우리 다 같이 전범국가. 같이 가자. 뭐 이런 심리일까? 독일은 나치의 역사를 끊어내고 극복하고 반성한다는 생각인데, 일본은 그 역사를 자꾸 끄집어내지. 우리 너네 그 과거 정말 좋아해. 다른 나라가 뭐래도 그거 대단히 좋은 역사야. 우리 동조해, 본받고 싶어. 너네 역사 우리는 인정해. .뭐 이러면서. 남의 잘못과 치부를 들먹이면서 그거 자기는 좋아한다며 들이대는 거 소시오패스지.. 사실. 국가가 소시오패스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일본...

 

그렇게 일본이 이러고 앉았는데 나는 나 좋다고 일본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로 2차나 써대도 되는 건가... 하는 자괴감, 인지부조화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로 치고 들어오니 우리도 경제로 치자며 불매운동을 하는 거라, 사실 내가 하는 2차창작은 아무 상관도 없어.. 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도 봤지만 하나도 위안이 안 된다. 오히려 사고방식이 저열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여간 그래. 그래서 게시판에는 당분간 글 안 올린다고 적어놓긴 했는데, 거기에도 딱히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뭐 내가 대단한 애국한다고... 그러면서도 시간나는 틈틈이 글은 써대고 있지. 이율배반이야 너의 인생은.

 

길게 써봐야 결론도 없구나.

괴로운 시간이 계속되겠군

Posted by 레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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